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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하는 남자의 아이디어

鄭淳台(작가)   |   2016-12-31 | hit 5871

마침 취재 수첩을 휴대하지 않은 다급한 상황에서 흰 Y셔츠의 소매 부분에다 사정없이 청색 볼펜으로 빽빽하게 메모를 했던 경험의 남자가 제작 아이디어를 낸 ‘名言수첩’이 출시되었다. 제작의 아이디어를 낸 남자는 조갑제닷컴의 대표 조갑제 기자이다. 위의 일화는 역시 언론계 출신인 그의 부인 任貴玉(경향신문 조사부장 역임) 씨가 40여 년 전에 혀를 끌끌 차며 필자에게 들려준 얘기다.

45년 넘게 글쓰기를 生業으로 삼아온 필자도 ‘名言수첩’을 처음 대하고 볼펜으로 몇 자를 적어본 다음 “이건 세계 제1의 수첩”이라며 장단을 맞춰 찬양했다. 우선, 종이가 꺼끌꺼끌하지 않고 얇고 부드럽다. 볼펜이 수첩 위를 날 듯 굴렀다.

휴대폰이 등장한 이후 현대인의 호주머니는 매우 복잡해졌다. 외출 때, 필자의 경우 휴대폰뿐만 아니라 주민등록증, 현금, 신용카드 등이 든 지갑에다 돋보기 안경, 약봉지, 손수건, 휴지 따위를 넣고 다니는 바람에 무거운 수첩이 항상 부담스러웠다.

다섯 권으로 이뤄진 ‘名言수첩’은 가볍고 얇아 휴대하기 편하다. 각권 64쪽이다. 왜 名言수첩인가 했더니 그럴 만한 까닭이 있었다. 예컨대 제1권 ‘LOVE’ 수첩 첫 장에는 다음 구절이 적혀 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고린도 전서 13장)

다음은 제2권 ‘HUMOR’ 첫 장에 적혀 있는 구절.

콜 수상은 번개만 치면 웃는다.
왜?
사진 찍는 줄 아니까.
(‘콜의 웃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