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기사

三星의 세계 一等主義 연구(최종회)
三星 휴대폰 2005―1억 대 판매 시대의 元年

『三星애니콜은 블루진 以後 러시아 최대의 國民 브랜드』

글 정순태 기자  200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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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05년의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나라인가. 대한민국을 흠집 내는 일로 賣名(매명)을 해 온 일부 左派(좌파)의 주장처럼 우리의 광복 이후 60年史는 「실패의 역사」인가.

이 의문은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70년간 사회주의 실험의 심장부였으며 15년 전부터 시장경제의 나라로 變身(변신)한 러시아의 中心 모스크바에 가기만 하면 명쾌하게 풀리게 되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러시아에서 한국은 곧 선진국 그룹인 「G7」에 진입해야 할 一流國家(일류국가)의 대접을 받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배럴당 60달러의 高油價(고유가)시대의 開幕(개막)과 더불어 일약 세계 제1의 석유수출국으로 떠올랐다. 갑자기 쏟어져 들어오는 오일 달러로 인해 그들로선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特需(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시장엔 아직 글로벌 제품들과 겨룰 만한 「Made in Russia」가 거의 없다. 70년에 걸친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餘毒(여독)으로 제조업 기반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요즘, 글로벌 일류 기업들이 「러시아 러시」를 이루고 있는 배경이다.

모스크바 국제공항 「세레메체보Ⅱ」. 여기서부터 글로벌 기업들의 商戰(상전)은 치열하다. 공항 전체가 광고물로 빈 틈이 없다. 「러시아 러시」의 현관에서부터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이곳의 광고전쟁에서 三星전자는 質(질)과 量(양) 양면에서 경쟁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다.

세레메체보Ⅱ 공항을 벗어나면 바로 길 옆에 러시아의 土風(토풍)을 대표하는 자작나무 숲이 아늑하게 펼쳐져 있다. 그 들머리에도 三星전자의 휴대폰 「애니콜」의 광고가 가장 우뚝하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이어진 레닌그라드大路를 지나 모스크바江 위에 걸린 다리를 건너면 곧 번화가 트베르스路로 접어든다. 트베르스路의 初入 2km 양편 人道에는 삼성의 휴대폰 「D-500」의 빌보드 광고가 13m의 간격으로 「숲」을 이루고 있다.


『내년 러시아에서 1000만 대가 팔린다』
모스크바의 상징「붉은 광장」. 왼쪽의 3층 건물은 세계적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 국영백화점 「굼」. 이곳에서 최고 인기상품은 三星전자의 휴대전화 「블루블랙폰Ⅱ」다.

三星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560만4000대의 휴대폰을 팔았다. 시장점유율 1위(23.5%)였다. 2004년 3/4분기 이후 삼성은 4개 분기 연속해서 모토로라와 노키아를 판매 수량·금액에서 모두 앞질렀다.

모스크바 중심부 「볼쇼이 그네즈드니코브스키街」에 위치한 삼성빌딩을 찾아갔다. 삼성빌딩에는 삼성전자 러시아 판매법인·삼성물산·제일기획·KAL의 지사 등이 입주해 있다. 삼성전자 은주상 상무를 6층 사무실에서 만났다.

─2005년 들어서도 애니콜의 超强勢(초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요.

『금년 상반기 애니콜의 판매대수는 360만6000대.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 23.8%, 모토로라 20.3%, 노키아 19.2%였습니다』

휴대폰 부문에서 다른 한국기업들도 선전하고 있다. LG전자가 5%대, 작년에 진출한 팬택큐리텔이 2%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의 3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금년에 얼마나 팔릴 것으로 예상됩니까.

『2005년 애니콜 판매량은 850만 대를 웃돌 것입니다』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군요.

『2004년 러시아의 휴대전화 보급률이 46%였습니다. 지난 8월 말에는 휴대전화 가입자가 1억 명을 돌파, 보급률 70%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휴대폰 교체에 의한 수요도 늘어났습니다. 금년 말엔 보급률이 80%에 이를 전망입니다』

─러시아의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이제 유럽에서 제일 큰 시장이 되었습니다. 금년에 3500만 대의 수요가 예상됩니다』

─三星휴대폰 시장으로는 몇 번째 시장입니까.

『금년에 삼성애니콜이 850만 대 이상 팔리게 될 러시아는 단일시장으로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죠. 내년엔 러시아에서 1000만 대가 넘게 팔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인구 14억 명, 러시아는 1억4000명을 조금 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내년에 러시아를 세계에서 두 번째 큰 시장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삼성애니콜의 성공요인은 무엇입니까.

『하이엔드(high-end) 전략제품 출시로 프리미엄 모바일 이미지를 구축했죠. 기술과 디자인 리더십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런 시장 우위 창출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또한 러시아인의 취향에 맞춰 레드 계열 모델(E800, E820, X460 등)을 출시했고, 여성 전용 모델(A400)의 최초 출시로 여성시장을 창출했습니다. 제품의 현지화를 위해 러시아語 키패드를 全 모델에 적용했죠』
세계 주요 도시에 세워져 있는 三星애니콜의 손 造形 광고. 三星은 애니콜을 「내 손 안에 큰 세상」을 실현하는 허브로 만들려 하고 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

─三星의 문화 마케팅 활동은 어떤 것입니까.

『톨스토이 문학상, 볼쇼이 극장, 에르미타주 박물관 후원 사업을 지원해 왔습니다』

─지원 규모가 어느 정도입니까.

『큰 규모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습니다. 저희는 舊소련이 해체되던 가장 어려운 시기(1989년)에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가지고 이곳에 들어왔죠.

또한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때 일본기업은 모두 철수했지만, 우리는 굳건히 자리를 지켰을 뿐만 아니라 문화 마케팅을 계속했어요. 러시아 올림픽선수단의 공식 스폰서, 1년 전부터는 이곳 최고 인기 아이스하키팀의 스폰서를 하고 있죠』

─공항에서 시가지로 진입하면서 목격했습니다만, 三星의 빌보드 광고가 질량에서 압도적입디다. 이것, 혹시 러시아의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 李基泰(이기태·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의 아웃 도어 광고에 대한 철학은 유별나서 감성적, 즉 보면 뭔가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때문에 여름 한 철을 제외하고 햇볕을 보기 어려운 北國(북국) 러시아에서 三星의 옥외광고는 시가지를 밝게 하는 小品의 역할을 합니다.

크렘린宮 앞 레닌 도서관, 대통령의 출퇴근길인 쿠트좁스키 거리 등에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대형 옥외광고를 설치해 놓고 있죠』


축제화한 三星 지방순회 마케팅 활동
三星애니콜의 데커레이션 작업. 러시아 여성들은 화려한 문양의 휴대폰을 선호한다.

─노키아와의 경쟁이 치열하다면서요.

『노키아는 통신사업자 중심의 비즈니스를 한 반면, 우리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했습니다. 러시아는 오픈 마켓인 만큼 소비자와의 직접 거래에 강한 삼성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었어요. 노키아는 4~5개의 대형 딜러(거래선)를 통해 전국 판매상에 물건을 공급한 반면, 우리는 중·소형 업자들에 대해서도 소홀히 하지 않고 항상 윈-윈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노키아는 안마당에서 우리에게 시장점유율 1위를 빼앗기자 法人長(법인장)을 교체, 우리와 비슷한 유통체계로 전환하고 있어요』

─모토로라 등 다른 메이커는 어떻습니까.

『최근 모토로라가 「레이서」라는 두께가 얇은 모델을 출시해 히트를 쳤기는 했지만, 제품의 기능 등에서 우리와 모토로라는 고객층과 시장이 달랐습니다. 2004년 기준으로 평균 가격지수(전체 제품 가격을 100으로 놓고 산정한 수치)를 보면 삼성 128, 노키아 110, 지멘스 81, 모토로라 75였습니다. 지멘스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고, 소니에릭슨은 상승세에 있습니다』

─러시아는 세계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대국 아닙니까. 지역별 수요는 어떻습니까.

『처음에 러시아의 휴대폰 시장은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 중심이었는데, 이제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어요. 2001년만 해도 두 도시의 비중이 러시아 전체의 62%였죠. 금년 러시아 국내 시장 비중을 보면 모스크바 22%, 페테르부르크 7%인 데 비해 지방이 71%입니다. 우리는 지방 수요의 폭발을 예상하고, 2001년 이후 각종 이벤트를 통해 삼성 모바일의 이미지를 심어 주고 있습니다』

─어떤 이벤트입니까.

『매년 여름에 유명 연예인들로 팀을 구성해 6~7개 지방도시를 돌며 지역 로드 쇼를 벌입니다. 한 번에 3만~4만 명이 운집해요. 이젠 단순한 마케팅 활동을 넘어서 지역 축제가 됐어요. 지방 판매업자들의 호응이 좋습니다』


러시아의 國民브랜드

모스크바의 대표적 전자상가인 가르부쉬카에서도 三星 휴대폰은 매장마다 고객의 시선을 가장 잘 끄는 「로열 판매대」를 차지하고 있다. 三星과 LG의 냉장고·세탁기·대형 모니터 등도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러시아 시장에서 三星전자의 위상은 위력적이다. 휴대전화와 함께 TV·전자레인지·모니터·프린터·세탁기 부문도 1위이다.

「붉은 광장」을 에워싸고 있는 한쪽이 크렘린의 망루와 붉은 벽돌의 역사박물관 그리고 聖바실리 성당이라면, 다른 한쪽은 국영백화점 「굼」이 자리 잡고 있다. 외벽의 기하학적 조형이 아름답고, 천장을 유리로 만들어 내부를 밝게 한 백화점(3층 건물)에는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굼」 백화점內 「소니」店에 들어서면 벽면에 두 메이커의 휴대폰이 행렬을 이루며 두 줄로 진열되어 있다. 「소니 에릭슨」 등 일본 메이커의 제품이 아닌가 해서 살펴보니 놀랍게도 「삼성애니콜」과 「노키아」였다. 삼성애니콜의 최고가 제품은 2만9999루블, 노키아는 2만6500루블이다(1달러=28.5루블). 20세기 말 「워크맨」으로 세계시장을 휩쓴 소니도 21세기 초의 휴대폰 경쟁에선 삼성애니콜의 세계 제1을 인정한 현장이었다.

三星 휴대폰은 지난 4월 러시아 상공회의소 등으로 구성된 국민브랜드 선정위원회로부터 「국민브랜드(Narodna Marka)」로 지정되었다.


공장 하나의 매출액 22조원
모스크바는「Made in Korea」의 天國이다. 중심가 건물 외벽에 부착되어 있는 三星과 LG의 에어컨 환풍기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52만 평의 대지 위에 펼쳐진 三星전자 水原사업장. 정문으로 진입하면 곧 25층 빌딩과 37층 빌딩을 만난다. 이 두 빌딩은 三星전자의 연구인력이 집결한 「디지털 ε밸리」의 두뇌부이다.

전면에 먼저 지어진 25층 건물은 「정보통신연구소」이고, 그 뒤의 37층 건물은 三星전자의 家電(가전)연구소, 메카트로닉스연구소 등이 모인 「디지털미디어연구소」이다. 건물 모습이 휴대폰처럼 생긴 「정보통신연구소」는 휴대전화 연구인력 5000명이 일하는 곳이다.

오전 9시30분, 필자는 三星 ε밸리 건너편 주차장 한켠에서 龜尾(구미)사업장을 노선버스처럼 왕래하는 三星전자 社用 헬기에 편승했다. 간편복 차림의 동승자 5명은 모두 정보통신연구소 연구원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龜尾사업장에 당일치기 출장을 가는 듯했다.

三星전자의 龜尾사업장은 「휴대폰 연간 1억 대 판매 시대」에 돌입한 「애니콜」의 산실이다. 애니콜의 올해 상반기 판매실적은 4890만 대. 여기에 3분기 판매실적 2600만 대와 현재 호조를 보이는 4분기 예상실적을 포함하면 금년 한 해 동안 1억 대가 넘게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을 생산하는 三星전자의 龜尾제2사업장은 2004년에 매출액 22조원을 기록했다. 구미공단에 입주한 800여 개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43조원이었다. 그렇다면 구미공단 전체 매출액 가운데 절반 이상을 삼성의 사업장 하나가 차지한 셈이다. 三星그룹 전체매출액(2004년 135조5000억원)에서 龜尾 제2사업장의 기여도는 16.2%에 달했다.

LG전자 전체 매출액(24조원)과 포스코 전체 매출액(19조원)과 비교해 봐도 三星전자 구미사업장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한국 수출에서 「애니콜」의 점유비중 6%

작년 삼성애니콜의 수출액은 170억 달러였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6%를 차지한 것이다. 삼성애니콜이 발생시킨 영업이익률은 14%, 이는 세트 메이커로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판매대수에서 애니콜은 노키아, 모토로라에 이어 세계 3위이다. 그러나 이익률에서는 호각세이다. 왜 그럴까. 애니콜의 대당 평균 판매가격은 180달러, 노키아(128달러)와 모토로라(145달러)의 그것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三星은 애니콜의 시장점유율(판매량)을 높이는 것보다 수익성을 더 중시해 왔다.

『가격을 좀 낮추고 물량을 늘리는 거야 어렵지 않죠. 하지만 휴대폰만큼은 그렇게 할 생각이 없습니다.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갉아먹으면서 量을 늘려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애니콜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세계인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휴대폰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과 西유럽에서 시장점유율 2위에 올랐고, 러시아·프랑스·우크라이나 등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어느덧 헬기는 추풍령과 鳥嶺(조령) 사이의 소백산맥을 넘어 龜尾의 너른 평야 사이로 흐르는 낙동강 本流(본류) 상공을 가로지른다. 헬기는 U턴하여 구미공단 상공에 진입한 뒤 「문근영 폰」 옥외광고가 부착된 건물 앞마당에 착륙했다. 이륙 45분 만이었다.

金鍾鎬(김종호) 상무의 설명을 들으며 조립 라인, 품질검사 라인, 신뢰성 실험실, 금형공장을 둘러보았다.

마침, 조립라인에서는 곧 유럽시장에 출시될 「블루블랙폰Ⅱ(SGH-D600)」가 조립되고 있었다. 슬라이드 업 디자인에 200만 화소 카메라, 파일 보기, 블루투스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갖추고 있다. 블루블랙폰Ⅱ는 세계시장에서 빅 히트를 기록한 블루블랙폰Ⅰ(SGH-500D)의 후속 모델이다.

金鍾鎬 상무는 『벌써 주문이 밀려 추가 오더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블루블랙폰Ⅱ는 月 100만 대가 팔린 블루블랙폰Ⅰ의 기록을 깨고 月 150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창간 75주년을 기념하는 특집호에서 블루블랙폰Ⅱ를 「1000만 명 이상의 손에 쥐어질 휴대폰」이라고 소개했다. 개미를 이미지화한 형태, 색깔, 외관의 느낌이 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공식 휴대폰으로 선정되었다.

삼성애니콜은 우선 생산 공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받고 시중에 나온다. 龜尾제2사업장의 품질 검증체제는 세계 제1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마이크로 밀리의 오차도 통과될 수 없는 품질 검증 시스템이 자체 개발로 구축되어 있다. 「애니콜」에는 언제 어떤 작업조가 어느 라인에서 생산한 제품인지 알 수 있는 「퀄리티 라벨」이 부착되어 있다.

전산프로그램에 의해 품질 테스트와 컨트롤을 하고, 로봇의 자동화에 의한 검사활동으로 휴먼 에러를 방지하여 균일품질을 확보한다.


애니콜이 강한 까닭
크렘린宮에서 바라본 레닌 도서관. 그 옥상에 三星의 대형광고물이 설치되어 있다.

신뢰성 실험실은 新개발품이 세상에 빛을 보기 전 치러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한국은 산과 골짜기가 많은 나라이다. 이런 착잡한 지형조건에서도 휴대폰 통화가 잘 터지는지의 여부를 실험하는 방에는 악조건의 환경을 설정해 놓고 있는데, 여기서 OK 되면 세계의 어떠한 곳에서도 잘 터지는 휴대폰으로 대접받게 마련이다.

이곳에선 고온에서 며칠간 견디고, 저온에서 수 주간 두어도 괜찮고,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아무 이상이 없어야 합격이다. 사람 키 높이에서 철판 바닥으로 떨어진 애니콜이 제대로 작동되지 여부 등도 체크되고 있었다.

금형공장도 인상적이었다. 모든 작업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세계 최고의 금형 기술을 보유했다.

금형작업을 지휘하는 金夏洙 상무는 내년부터 여기에 여성인력도 10%쯤 배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강철로 제품의 틀을 만드는 금형 분야의 작업장에 여성기술자가 등장한다는 것은 全세계적 사건이다.

이러한 세계 제1의 금형 기술이 三星전자의 디자인 경영을 가능하게 만드는 백그라운드이다.

분임조 활동과 시그마 활동을 통해 이룩한 「품질 관리·개선 사례 파일」이 작업현장에 정연하게 비치되어 있다. 자율적 활동에 의해서만 현장사원의 창의성이 계발되고 지속화된다고 한다. 이곳은 8년 연속 품질 우수 분임조로 선정되어 대통령상을 수상한 사업장이다.


三星 브랜드를 떠받치는 제품

이제 三星의 브랜드 가치는 일본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소니를 앞질렀다. 지난 7월,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인터브랜드」는 「2005년 세계 100大 브랜드」 조사에서 三星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 21위로 랭크했다.

소니는 작년 20위에서 28위로 떨어졌다. 소니가 「전자 왕국」 일본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三星의 소니 추월은 글로벌 전자업계의 판도 변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三星의 브랜드 가치가 빠르게 상승해 온 이유 중의 하나로 올림픽 마케팅이 손꼽히고 있다. 제일기획이 조사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후원 효과 보고서」에 의하면, 三星의 기업 브랜드 인지도는 올림픽 이전에 13%로 소니(21%), 노키아(15%), 파나소닉(14%)에 뒤졌으나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19%로 소니(20%)와 비슷했고, 노키아(15%), 파나소닉(14%)을 앞질렀다.

그렇다면 三星의 브랜드 가치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제품은 무엇일까.

단연 애니콜이다. 애니콜이 三星의 브랜드 파워에 공헌하는 비중은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대체 삼성애니콜은 세계시장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일까. 「에버리지 프라이스 인덱스 2004」에 따르면 三星전자 휴대폰의 평균가격은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중국·태국 등 세계 각국의 시장에서 제일 높다. 특히 미국과 이탈리아 시장에서 애니콜의 판매價는 노키아의 2배를 웃돈다.

애니콜은 세계시장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브랜드이다. BAS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애니콜에 대한 인지도는 2001년 17.9%에서 2004년 48.1%로 급성장했다. 제1위 노키아는 같은 기간에 72.4%에서 81.0%로, 제2위 모토로라는 57.4%에서 63.2%로 성장했다.

그러면 「메이드 인 코리아」를 대표하는 三星전자 휴대폰의 과거는 어떠했는가.


처음부터 最强 모토로라에 도전
모스크바의 중심가 니콜스카야 거리에 자리잡은「三星전자 갤러리」. 4층 모두에 휴대폰 등 삼성의 첨단제품을 전시, 고객들이 새 디지털 트렌드를 경험하게 하는 서비스 존이다.

한국이동통신(現 SK텔레콤)에 의해 이동통신서비스가 개시된 1984년 이후 국내 휴대폰 시장은 미국의 모토로라가 석권하고 있었다. 三星전자가 아날로그 휴대폰인 SH-100을 내놓으면서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1988년 9월이었다. 국내 메이커 중에서도 후발주자였다. 三星전자의 휴대폰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처음엔 냉담했다.

당시, 三星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모토로라에 상대가 되지 못했다. 휴대폰 개발경험과 핵심기술의 부족 때문이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고장도 자주 나고 통화감도 불량했다. 三星전자는 신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에 분투했지만 국내시장 점유율은 10%를 약간 웃돌 뿐이었다.

여기서 좌절하지 않았다. 三星전자의 도전은 선진 제품과의 비교가 출발점이었다. 우선, 모토로라 휴대폰에 대한 철저한 벤치마킹과 三星 휴대폰의 과거 모델에 대한 문제점 분석을 통해 설계 측면에서의 개선을 추진했다. 제품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추구하는 한편, 독자 개발한 더블 안테나를 채용해 통화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배터리 성능도 올리고, 디자인을 고급화했다.

李健熙 회장의 「新경영 선언」 이후, 1993년 10월 「三星 신경영 첫 작품」으로 SH-700을 탄생시켰다. 국산 제품으로는 최초로 100g대의 휴대폰이었다.

그 당시 모토로라와 비교해 보기 위해 30일 동안 전국 구석구석을 다니며 5000여 통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모토로라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품질의 우위는 확보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것이 문제였다.

한라산·지리산·오대산 등 전국의 유명 산을 찾아다니며 등산객들에게 시험 사용해 볼 것을 권해 산에서도 휴대전화가 잘 터진다는 것을 알렸고, 명절 때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같은 방식으로 우수성을 홍보했다.

SH-700 출시와 함께 국내 휴대폰 시장은 서서히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三星전자 휴대폰이 국산 휴대폰의 선두로 나섰다. 내수시장 점유율을 15%로 끌어올리면서 모토로라에 대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모토로라를 상대하기에는 아직도 힘에 부쳤다.

三星전자는 SH-700에 이어 1994년 10월 「애니콜」이란 브랜드名을 앞세운 SH-770을 내놓았다. 한국인의 체형과 산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구조에 맞게 부피를 줄이고 통화성공률을 증폭시킨 제품이었다. 곧 사용자들로부터 애니콜이 잘 터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SH-770이 가세하면서 애니콜의 판매가 급속히 늘어났다. SH-770 출시 당시 三星 휴대폰의 시장점유율은 25.8%로 모토로라의 52.5%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었다. 그러나 1995년 8월에는 애니콜 51.5%, 모토로라 42.1%로 역전되었다. 「한국 지형에 강하다」는 슬로건이 먹혀들었다. 10년 만에 한국 휴대폰의 자존심을 세워 준 셈이다.


CDMA폰의 세계 최초 商用化
三星의 휴대폰 생산기지 구미 제2사업장.

「애니콜」로 아날로그 휴대폰 시장에서 국내 頂上(정상)을 차지한 三星전자는 1996년 4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디지털 휴대폰 시장에서도 국내 최상의 자리를 지켰다.

우리나라가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방식의 휴대폰 시스템과 단말기 개발에 착수한 것은 1992년 8월 한국통신연구소(ETRI)가 三星전자 등 국내 4개 회사와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하면서 부터였다.

당시 세계 이동통신기술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흐름을 좇아 정부 주도로 디지털 방식의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하고 미국의 퀄컴社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CDMA 방식의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三星전자는 4명의 개발인력을 한국통신연구소와 퀄컴에 파견해 기본기술을 개발했다. 이들이 복귀한 1993년 12월 개발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CDMA 휴대폰 개발에 착수했다. 기초기술은 한국통신연구소 주도로 국내 4社가 공동개발하고, 상용제품 개발은 경쟁체제로 진행한 것이다.

三星전자는 1단계로 차량형 단말기의 개발에 착수해 1994년 7월 시험통화에 성공했으며, 2단계로 시스템 개발용 단말기를 제작해 연동시험을 완료했다. 이어 상용화 제품의 개발에 들어가 170g대의 휴대용 단말기를 개발하고 미국에서 현지 호환성 시험을 거쳤다.

이어 LG와 현대에서 개발한 시스템과의 호환성 시험도 마쳤다. 이로써 1995년 8월 세계에서 최초로 CDMA 디지털 휴대폰의 商用化에 성공한 것이다. 三星전자는 구미사업장에 年 50만 대 생산규모의 CDMA 단말기 전용 생산라인을 설치하고, 1996년 4월부터 시작되는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 개시에 앞서 3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三星전자가 생산한 최초의 CDMA 단말기인 SCH-100은 무게 175g의 초경량·초슬림형이었다. 「디지털 애니콜」이란 브랜드名으로 출시한 이 제품은 미국 특허를 획득한 콜드 커넥팅 안테나 기술과 한국 지형에 적합한 주파수 접속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제어기술까지 117개의 CDMA 관련 특허를 출원한 기술을 채용해 뛰어난 통화감도를 유지시켜 주었다.

三星전자는 1996년 11월 SCH-200F를 개발하여 디지털 휴대폰 국내시장을 지배했다. SCH-200F는 全세계 CDMA 휴대폰 중 최경량·최소형 제품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해 최대 250분까지 연속통화가 가능하며, 대기시간도 90시간으로 증가되었다.


세계 CDMA 단말기 시장 석권

우리나라 통신시장은 全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급성장을 거듭해 왔다. 1996년 4월의 디지털 셀룰러 폰(cellular phone: 휴대폰) 서비스 개시, 1997년 9월의 PCS(personal comminication services: 개인휴대통신 016, 018, 019) 서비스 개시에 따라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1999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휴대폰의 국내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예전과 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에 三星전자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세계 정상 메이커로의 도약을 추구했다.

三星전자는 세계 최초 CDMA 방식의 단말기 상용화 메이커라는 명성과 국내시장 점유율 50%를 디딤돌로 삼아 CDMA 휴대폰과 PCS의 수출시장으로 나섰다.

CDMA 휴대폰의 수출은 1997년 초 홍콩의 허치슨社에 SCH-100S와 SCH-200, 2종 4만 대(2000만 달러)를 수출하면서 막이 올랐다. 퀄컴의 단말기로 1996년 9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했던 허치슨社가 퀄컴 단말기의 품질문제 등으로 인한 사업 부진의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퀄컴 제품보다 가볍고 성능이 좋은 三星전자의 휴대폰을 구입했던 것이다. 이는 향후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를 中國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되었다.

이어 三星전자는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의 디지털 휴대폰 시장은 셀룰러 폰이 40%, PCS가 60%로 시장을 나눠 갖고 있었다. 여기에 GSM, TDMA (Time Divison Multiple Access: 시분할다중접속), CDMA 등이 병존하고 있었으나 점차 CDMA 방식의 PCS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던 상황이었다.

三星전자는 1997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50여만 대를 판매해 미국 디지털 휴대폰 시장의 8%를 점유, 에릭슨·노키아·퀄컴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1998년 10월에는 브라질의 이동전화사업자인 TELESP와 TELERJ에 4000만 달러 규모의 휴대폰을 공급했다. 11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하는 두 회사의 서비스 모델로 채택돼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공급이었지만, 휴대폰 수출지역의 다변화와 잠재전략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인구 1억6000만 명인 브라질은 CDMA 방식 채택 국가 중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大 통신 수요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다.

三星전자는 브라질과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1999년 3월 이후 브라질에 휴대폰 생산공장을 준공해 운영해 왔다.

三星전자는 셀룰러 폰에 이어 PCS도 세계 최대 통신시장이며 첨단 메이커들의 격전지인 미국으로 수출하면서 세계시장을 공략했다. 미국시장 진출은 1996년 미국 최대의 PCS 통신회사인 스프린트스펙트럼社와 향후 3년간 PCS 단말기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개막되었다. 공급물량은 1997년 30만 대, 1998년 100만 대, 1999년 40만 대 등 총 170만 대 6억 달러어치였다.


GSM 단말기 시장에도 도전

CDMA 방식과 함께 디지털 휴대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것이 유럽지역에서 주로 채택하고 있는 GSM 방식이다. CDMA 방식보다 먼저 商用化된 GSM 방식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CDMA 방식과 함께 채택하고 있어 CDMA 방식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三星전자로서는 CDMA 방식에만 안주할 수 없었다. 글로벌 통신기기 회사로 성장하려면 GSM 시장에서도 立地(입지)를 구축해야 했다.

三星전자가 GSM 방식의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을 공략해 들어간 것은 1997년 2월 SGH-200을 출시하면서였다. 그러나 이미 GSM 휴대폰 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노키아, 에릭슨, 모토로라 등 글로벌 통신기기 회사들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新모델 SGH-600을 출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SHG-600은 출시되자마자 소비자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SHG-600의 성공 비결은 고급 브랜드 전략으로 승부를 건 데 있었다. 판매가격도 선진 경쟁 제품과 비슷하거나 더 높게 책정했다. 출시에 앞서 유럽 각종 전시장에서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를 심은 다음 독일에서 첫 출시했다.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이어 이탈리아·포르투갈·영국으로 진출해 성공을 거두었다. 여세를 몰아 중국시장에도 진출했다.

9개월 만에 SGH-600은 단일 브랜드로는 최초로 200만 대 수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SGH-600의 성공은 低價(저가)전략으로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장을 공략한 것이 아니라 아예 高價(고가)전략으로 일류 브랜드와 맞대결을 펼쳐 이룩한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을 황금분할하고 있던 모토로라, 노키아, 에릭슨보다 10% 이상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인기를 끈 덕분에 三星전자는 1999년 한 해 동안 10억 달러를 웃도는 GSM 휴대폰을 수출했다.


세계의 명품 삼성애니콜

三星전자는 CDMA 휴대폰과 CDMA PCS뿐만 아니라 GSM 휴대폰도 애니콜이란 브랜드로 시장에 내보내고 있다.

마침내 1998년 10월에는 국내시장 휴대폰 누계판매 1000만 대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런 성장 추세 속에서 三星전자는 1998년 세계 CDMA 휴대폰 시장의 28.5%를 점유해 세계 頂上에 올라섰다. 1999년에도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 4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01년에는 三星전자의 워치폰과 TV 폰이 한국의 전자제품 최초로 「기네스 북」에 기록되었다. 2002년 4월 스페인에서는 「부문별 넘버1 所有 희망 제품」으로 까르티에 시계, 프라다 가방 등과 함께 三星 휴대폰이 선정되었다.

독일의 휴대폰 전문지 「커넥트」 2003년 9월호는 三星전자의 카메라폰을 「베스트 폰」으로 선정했다. 독일 휴대폰 시장에 출시된 96개 모델에 대한 테스트 결과 三星전자의 SGH-400(카메라폰)이 1위를 차지한 것이었다.

SGH-400은 품질·기능·디자인 등 모든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얻어 총점 500점 만점에 403점을 얻었다. 이는 「커넥트」의 테스트 사상 처음으로 400점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SGH-400은 디스플레이가 여러 방향으로 회전돼 폴더를 열고 닫을 수 있으며, 특히 6만5000컬러와 40화음 벨소리, 음향측정 부문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고 소개되었다.

「커넥트」의 테스트 결과는 三星전자의 휴대폰이 지닌 경쟁력을 全세계에 과시했다. SGH-400을 포함한 三星전자의 휴대폰 모델 6개가 「톱 10」에 올랐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소비자연맹 협회지 「크 슈와지르」 2003년 12월호는 同年 프랑스에서 판매된 휴대폰 중 三星의 SGH-S500이 최고의 제품으로 선정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도 三星전자 휴대폰은 상위 5개 모델 중 4개를 휩쓸었다.

시장조사기관인 GFK가 프랑스의 대표적인 유통업체들의 판매실적을 조사한 결과 2003년 3/4분기 동안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었던 휴대폰은 三星전자의 폴더형 휴대폰 SGH-A800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주간 단위로 선정하는 히트 모델 순위에서도 10월 마지막 週에는 히트 모델 1~10위 가운데 三星의 SGH-A800이 1위, SGH-S500이 2위를 차지하는 등 三星 휴대폰이 5개나 선정되었다. 3개 모델이 선정된 노키아를 앞지른 것이다.


「휴대폰의 벤츠」
三星전자가 지난 9월30일 국내 최초로 문을 연 휴대폰 전문 브랜드 숍「신촌 애니콜 스튜디오」는 디지털 제품 제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노르웨이의 최대 일간지 「아프텐포스텐」은 2003년 12월 三星 휴대폰(SGH-E700)을 「휴대폰의 벤츠」에 비유했다. SGH-E700은 2003년 8월 전문직 고소득층을 겨냥해 출시된 폴더형 카메라폰이다. 이 신문은 『노키아의 3410에 비해 통화와 문자 메시지(SMS)에서 우수한 기능을 보이는 등 단순하면서도 믿을 만하다』며 현대차에 비유했다.

SGH-E700은 인테나, 즉 휴대폰 몸체 안에 안테나를 내장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제품이 뚱뚱한 것과는 달리 날씬하게 보인다. 위에서 쳐다보면 고급 승용차의 형태다. 색상도 세련되었다. 휴대폰의 양쪽 가장자리 부분은 전통적인 은백색으로 남겨놓고 몸체의 가운데 부분은 블루블랙으로 처리함으로써 패션 감각을 살렸다.

三星전자는 세계적 권위의 「iF 디자인 어워드 2003」에서 4개의 수상작을 냈다. 三星의 수상 제품은 PDA폰(개인휴대단말기), 15인치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모니터, 50인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패널(PDP) 홈시어터, 디지털 캠코더이다.

같은 해 12월, 三星전자 SGH-T100 휴대폰은 「홍콩 디자인센터」가 주관한 아시아 디자인상에서 우수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SGH-T100에 대해 한 심사위원은 『손 안에 조약돌을 들고 있는 기분』이라면서 『이 제품은 단순한 기술제품을 인간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애니콜 브랜드가 탄생한 지 10주년인 2004년 三星전자는 100만 화소급 카메라폰에 이어 200만 화소급 이상의 高화소 카메라폰과 함께 캠코더, MP3폰 등 다양한 복합기능의 멀티미디어 휴대폰을 출시하고, 高선명 해상도를 지원하는 QVGA 휴대폰도 선보였다. 이와 함께 3세대 단말기와 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 등 신규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블루오션」 빅3 중 하나

2004년 三星전자는 100억 달러의 이익을 냈다. 이같은 三星전자의 高수익을 견인하는 쌍두마차는 반도체와 휴대폰이다. 반도체 사업은 생산라인 하나 늘리는 데 수조원의 돈이 투입되어야 하는 반면 휴대폰 사업은 인간의 아이디어에 의존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투자비가 들어가지 않는다.

三星전자의 정보통신사업부(90%는 애니콜 사업)는 2004년 매출 17조원에 3조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익률이 무려 14%에 달한다. 세트 메이커에서 이익률 1%대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애니콜은 소니社의 「워크맨」, 애플社의 아이팟(Ipod)과 더불어 「블루오션(Blue Ocean: 경쟁 없는 新시장 개척)」 사례의 빅3로 불린다.

판매대수에 있어 애니콜은 세계 3위이다. 1위는 노키아, 2위는 모토로라이다. 그러나 이익률에 있어서는 三星, 노키아, 모토로라 등 글로벌 빅3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애니콜의 고가화 정책이 성공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제대로 만들어 제값을 받고 팔자는 것이 三星의 전략이다. 그러려면 新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해야 한다. 新제품 출시가 경쟁사에 비해 늦었다면 최고의 품질이어야 한다. 이것이 애니콜의 「월드 퍼스트 & 월드 베스트」 전략이다.

三星전자 관계자는 『애니콜의 고가화 정책은 비싼 값이 아니라 제 값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三星의 휴대폰 사업은 全세계 제조업 史上 기념비적인 성공이다. 그것이 과연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三星은 1986년에야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였다. 1993년 李健熙 회장이 「新경영」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三星은 품질 중시의 한 방향을 추구했다.

때마침 휴대폰이 제2세대로부터 2.5세대, 3세대로 변화하는 시기였다. 음성통신에만 머물지 않고 데이터통신으로 변해 휴대폰의 기능도 극적으로 변화했다. 三星은 이같은 변화에 조응하는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시장 쉐어를 급상승시켜 온 것이다.

2003년 이후 애니콜은 세계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三星전자 정보통신총괄 李基泰 사장은 일본 「니케이 인더스트리얼 데일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자신감을 피력했다.

『나는 소위 벤치마킹 경영을 싫어한다. 필사적으로 他社(타사) 제품을 흉내내더라도 그 회사 제품을 앞설 수 없다. 그러한 잔재주보다도 제조기술, 품질관리, 디자인 등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높여 독자성을 유지하고 싶다』

수원에 있는 三星전자 「디지털ε밸리」의 「정보통신연구개발센터」 25층 회의실에서 무선사업부 개발실을 지휘하는 조병덕 부사장을 만났다.

─三星 휴대폰은 매년 30% 이상의 브랜드 가치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三星전자는 세계 최초의 CDMA 2000 1xEV-DO폰, CDMA와 GSM을 넘나드는 「월드폰」 등 월드 퍼스트, 월드 베스트 제품을 출시하고, 브랜드 전담 조직을 통해 체계적인 브랜드 전략을 추진하여 三星휴대폰은 이제 세계적 명품으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三星의 브랜드 가치는 2000년 52억 달러(세계 43위), 2001년 64억 달러(42위), 2002년 83억 달러(34위), 2003년 108억 달러(25위), 2004년 125억 달러(21위)였다.


『제4세대 휴대폰의 표준을 주도한다』

─지난 3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세빗(첨단제품 박람회)에서 三星전자의 첨단 기술력이 전시회를 주도했다고 합디다.

『우리 회사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와이브로(Wibro·초고속 휴대인터넷)와 HSDPA(고속하향패킷 전송기술) 商用 단말기와 시스템을 최초로 시현하고, 세계 최초의 700만 화소 카메라폰을 내놓았습니다. 슈뢰더 독일 총리는 700만 화소의 우리 카메라폰을 보고 「마누라에게 꼭 선물하고 싶은 휴대폰」이라고 격찬했습니다』

─애니콜의 미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제4세대 시대에는 휴대폰 하나면 신용카드·카메라·캠코더·신분증의 기능을 모두 감당하는 올인원 단말기가 나올 것입니다. 컴퓨터의 기능을 모두 갖춘 지능형 멀티미디어 휴대폰을 만들어 다른 전자제품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를 우리가 앞장서 열 것입니다. 애니콜을 「내 손 안에 큰 세상」을 실현하는 허브로 만드는 것이죠』

三星전자는 3세대 휴대폰의 선두주자이다. 다가오는 제4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대비, 三星전자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三星전자는 현재 4세대 관련 특허 220여 건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4세대 표준을 주도하기 위해 국가·지역·국제 표준단체의 단계적 활동을 통해 4세대 표준 기반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三星전자는 지난 8월29~30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논의하는 국제대회인 「제3회 삼성4G 포럼」을 주최했다.

6개 대륙, 24개국 출신 표준화 단체 관계자 136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는 4세대 주파수 할당 및 4세대 요소 기술 개발 동향, 4세대용 단말 핵심기술 발전 전망, 와이브로(차량 이동 중 핸드오버 구현) 기술 및 광대역 무선접속시장 발전 전망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4세대 표준을 주도하기 위한 三星전자의 포석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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