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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冊 「불멸의 지도자 鄧小平」출판기념회에서 나온 말들

글 정순태 기자  200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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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2일 오후 7시 서울 江南 르네상스 호텔에서 베풀어진 「불멸의 지도자 鄧小平」 한글판의 출판기념회는 韓中 양국의 참석 인사들의 면면만으로도 흥미 있는 행사였다. 이 자리엔 前 국무총리 南悳佑(남덕우) 동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 金珏中(김각중) 전경련 회장, 金學俊(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朴尙奎 민주당 사무총장, 역자인 任桂淳(임계순) 한양대 교수, 武大偉(무대위) 駐韓 중국대사 등 각계 인사들이 모여 저자이며 鄧小平의 막내딸인 鄧榕(등용) 여사를 환대했다.

이 행사에서 鄧榕 여사의 인삿말은 외교적 수사로 일관했지만, 참석자들의 축사 등은 매우 의미심장했다. 특히 金學俊 사장은 『임종 때 鄧小平 선생은 「나의 시체를 화장하여 그 재를 우리 집 마당의 사과나무 밑에 뿌려라」라고 유언할 만큼 실용주의 노선을 중시했다』며 최근 우리 사회 지도층의 호화분묘 만들기와 풍수설에 따른 明堂 移葬(명당 이장) 사례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鄧小平 선생의 專(전)의 지도노선이 오늘의 중국을 大平과 太平으로 이끌었다』면서 『鄧小平 선생이 문화혁명 10년 동안 숙청되어 국가경영에서 소외되었던 것은 중국 인민들에겐 불행했지만, 경제개발 시기의 韓國으로선 오히려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南悳佑 이사장은 『鄧榕 여사가 저술한 「나의 아버지 등소평」 「불멸의 지도자 등소평」을 아직도 개혁 개방을 주저하고 있는 북한에 보내어 많이 읽게 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갖고 있다』라고 말한 뒤 회고록 출판을 축하하는 건배를 제의했다.

출판 기념회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南北韓의 관계 개선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鄧榕 여사는 『東아시아와 南北韓의 안전과 발전에 유리하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지만, 만약 불리하다면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불멸의 지도자 鄧小平」은 문화대혁명(1966∼1977) 10년 간 鄧小平과 그 가족이 겪은 일을 기록한 책이다(月刊朝鮮 6월호 기사 참조). 국가지도자로서 활동하는 시기(1977∼1997)의 鄧小平을 다루는 후속 작품을 언제 출판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鄧榕 여사는 『조수도 없이 혼자 쓰기 때문에 많은 세월이 지난 뒤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년 51세의 鄧榕 여사는 아버지가 중국의 최고지도자로 재임할 당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했으며, 현직 中國국제우호연락회 부회장이다. 6월11일 고려학술문화재단(이사장 朴勇正)의 초청으로 來韓하여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6월14일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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